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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심층 리포트] 1,300마력의 거인, 지커(Zeekr) 9X: 글로벌 F-세그먼트 시장을 정조준한 '게임 체인저'

by 차이나이브이인사이트 2025. 12. 1.

 

 

지난 포스팅에서 테슬라 모델 Y를 정조준한 중형 SUV '지커 7X'의 경쟁력을 분석했다면, 이번에는 그 차원을 달리하는 거대한 존재를 소개하고자 합니다. 바로 지리(Geely) 자동차 그룹의 최첨단 기술력이 총집결된 플래그십, 지커 9X(가칭, 프로젝트명 EX1E)입니다.

현재 글로벌 자동차 커뮤니티와 중국 현지 매체들은 이 차량을 단순한 대형 SUV가 아닌 '도로 위의 요트(Land Yacht)'로 명명하며, 롤스로이스 컬리넌이나 메르세데스-마이바흐 GLS와 같은 울트라 럭셔리 SUV와 비교대상에 올리고 있습니다. 특히 최근 지커의 한국 법인 설립 움직임과 맞물려, 이 '괴물 SUV'가 제네시스의 안방인 한국 도로에 등장할 가능성이 점점 다가오고 있습니다.

cevinsight에서는 엔지니어링 관점의 파워트레인 분석부터 디자인 철학, 그리고 하이엔드 시장에서의 성공 가능성까지, 자동차 전문 분석가의 시선으로 지커 9X를 완벽하게 해부해 드립니다.

1. 익스테리어(Exterior): F-세그먼트의 새로운 기준을 제시하다

지커 9X를 정의하는 첫 번째 키워드는 '압도적인 스케일과 정제된 미학'입니다.

  • 크기의 미학 (Dimension): 전장은 무려 5,200mm를 상회하며, 실내 거주성을 결정짓는 휠베이스는 3,100mm에 달합니다. 이는 국내 대형 SUV 시장을 주도하는 제네시스 GV80나 기아 EV9을 체급 면에서 완전히 압도하는 수치입니다. 사실상 캐딜락 에스컬레이드, 링컨 네비게이터, 롤스로이스 컬리넌이 포진한 '풀사이즈(Full-size) 럭셔리 SUV' 세그먼트에 속하며, 도로 위에서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존재감을 과시합니다.
  • 히든 에너지(Hidden Energy) 디자인: 거대한 덩치는 자칫 둔해 보일 수 있는 위험이 있지만, 지커는 특유의 디자인 언어인 '히든 에너지'를 통해 이를 영리하게 극복했습니다. 불필요한 캐릭터 라인과 장식 요소를 배제하고, 매끈한 면(Surface) 처리를 강조하여 마치 하나의 거대한 조약돌(Pebble)과 같은 유려한 볼륨감을 완성했습니다. 이는 공기저항계수(Cd)를 낮춰 전비 효율을 높이는 기능적 역할도 수행합니다.
  • 스타게이트(Stargate) 라이트 커튼: 전면부에는 지커의 아이덴티티인 90인치 일체형 '스타게이트' 라이트 커튼이 적용되었습니다. 1,700개 이상의 LED 비즈로 구성된 이 패널은 단순한 조명을 넘어, 보행자에게 주행 상태를 알리거나 커스텀 패턴을 송출하는 인터랙티브 커뮤니케이션 도구로 작동합니다. 이는 5미터가 넘는 거구에 하이테크 이미지를 불어넣는 화룡점정입니다.

2. 인테리어(Interior) & 거주성: '이동하는 퍼스트 클래스'의 구현

지커 9X의 진가는 육중한 도어를 열었을 때 비로소 드러납니다. 지리 그룹의 SEA(Sustainable Experience Architecture) 플랫폼 중 가장 큰 버전을 사용하여 디자이너에게 광활한 캔버스를 제공했습니다.

  • MPV급 공간 혁명: 전통적인 SUV의 2열 구조를 탈피하여, 럭셔리 MPV(미니밴)에 버금가는 독립 시트 구성을 갖췄습니다. 주력인 6인승(2+2+2) 레이아웃은 2열 탑승객에게 항공기 퍼스트 클래스 수준의 '제로 그래비티(Zero-gravity) 시트'와 전동 레그레스트를 제공합니다. 이는 쇼퍼 드리븐(Chauffeur-driven) 수요까지 흡수하겠다는 전략입니다.
  • 지능형 콕핏(Intelligent Cockpit): 퀄컴의 최신 차량용 칩셋인 스냅드래곤 8295를 탑재하여, 운전석의 거대한 랩어라운드 디스플레이와 AR-HUD(증강현실 헤드업 디스플레이)를 매끄럽게 구동합니다. 후석 승객을 위해서는 천장 수납형 대형 디스플레이 혹은 시트백 모니터를 배치하여 '달리는 아이맥스 영화관'을 구현했습니다.
  • 감성 품질의 극대화: 손이 닿는 모든 곳에 최상급 나파 가죽과 알칸타라, 리얼 우드 트림을 아낌없이 사용했습니다. 또한, 야마하(Yamaha) 등 하이엔드 오디오 브랜드와의 협업을 통해 20개 이상의 스피커로 구성된 7.1.4 채널 몰입형 사운드 시스템을 구축, 청각적 럭셔리까지 만족시킵니다.

3. 파워트레인(Powertrain)의 혁신: BEV의 한계를 넘는 EREV 전략

가장 기술적으로 주목해야 할 부분은 파워트레인의 다변화입니다. 지커 9X는 순수 전기차(BEV) 모델뿐만 아니라, EREV(주행거리 연장형 전기차) 시스템 도입이 유력시됩니다. 이는 2.5톤이 넘는 거대 SUV의 물리적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신의 한 수'입니다.

  • 1,300마력의 비현실적 퍼포먼스: 최상위 트림은 쿼드 모터(Quad-motor) 시스템을 탑재하여 시스템 합산 출력 1,300마력이라는 경이적인 수치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는 슈퍼 SUV의 대명사인 람보르기니 우루스나 페라리 푸로산게를 압도하는 스펙으로, 제로백(0-100km/h)은 3초 초반에 불과합니다. 각 바퀴의 토크를 1,000분의 1초 단위로 제어하는 ZVC(Zeekr Vectoring Control) 기술이 적용되어, 거대한 덩치가 물리 법칙을 무시하고 튀어 나가는 듯한 주행 질감을 선사합니다.
  • 주행거리의 해방 (EREV): 공기 저항이 큰 박스형 대형 SUV는 고속 주행 시 배터리 소모가 극심합니다. 지커는 이를 해결하기 위해 엔진을 오직 배터리 충전(발전)용으로만 사용하는 EREV 방식을 채택했습니다. 이를 통해 전기 모드만으로 도심 주행(약 200~300km 예상)을 커버하고, 장거리 여행 시에는 엔진이 개입하여 총 주행거리 1,000km 이상을 확보합니다. 충전 스트레스 없이 서울에서 부산을 왕복하고도 남는 '진정한 그랜드 투어러'의 탄생입니다.
  • 매직 카펫 라이드 (Chassis Control): 이 엄청난 출력을 제어하고 최상의 승차감을 제공하기 위해 듀얼 챔버 에어 서스펜션CDC(연속 댐핑 제어) 시스템이 기본 탑재됩니다. 노면 상황을 미리 읽고 서스펜션 감쇠력을 조절하여, 구름 위를 떠가는 듯한 승차감을 구현합니다.

4. 한국 시장 전망: '차이나 포비아'를 넘는 '압도적 하차감'

지커코리아의 설립 준비 소식과 함께 9X의 국내 출시 여부에 이목이 쏠리고 있습니다. 하지만 한국 시장은 수입차의 무덤이자, 전 세계에서 가장 눈높이가 높은 시장 중 하나입니다.

  • 가격 포지셔닝의 딜레마: 중국 현지 예상 가격은 9,000만 원대에서 시작해 풀옵션은 1억 원 중반에 육박할 것으로 보입니다. 이는 제네시스 GV80 쿠페나 메르세데스-벤츠 GLE, BMW X5와 직접 경쟁하는 가격대입니다. "1억 원 넘게 주고 중국차를 사?" 라는 심리적 저항선에 부딪칠 것이 분명해 보이며 가격을 극복하고 소비자들이 지갑을 쉽게 열 수 있을지가 최대 과제입니다.
  • 브랜드 앵커(Anchor) 효과: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커코리아가 9X를 들여온다면, 이는 판매량(Volume) 확보보다는 브랜드의 위상을 높이는 '쇼카(Show Car)' 전략일 가능성이 큽니다. "우리가 이 정도 기술력과 럭셔리를 구현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어, 주력 모델인 지커 001이나 7X의 낙수 효과를 노리는 것입니다.
  • 경쟁 우위 요소: 1억 원대 예산에서 1,300마력의 출력과 롤스로이스급의 2열 독립 공간을 제공하는 대안은 전무합니다. 가성비가 아닌 '가심비''하차감', 그리고 남들과 다른 희소성을 추구하는 '영 앤 리치(Young & Rich)' 계층에게는 의외의 매력적인 선택지가 될 수 있습니다.

📝 Cevinsight's Insight: 게임의 법칙이 바뀌고 있다

지커 9X는 중국 전기차 산업이 '패스트 팔로워(Fast Follower)' 단계를 지나, 이제는 기술과 럭셔리의 영역에서도 글로벌 리더들과 정면 승부를 펼칠 준비가 되었음을 알리는 신호탄입니다.

단순히 스펙 시트상의 숫자가 높은 것을 넘어, EREV라는 현실적인 대안을 제시하고 F-세그먼트의 공간감을 구현했다는 점에서 지커 9X의 가치는 높습니다. 만약 한국에 출시된다면, 제네시스가 곧 선보일 초대형 전기 SUV 'GV90'와 흥미로운 라이벌 구도를 형성할 것입니다.

국내 소비자들이 과연 '브랜드의 국적'보다 '제품의 본질적 가치'에 지갑을 열 것인지 가장 주목해야 할 부분이며, 지커 9X는 한국 수입차 시장의 성숙도를 가늠하는 중요한 리트머스 시험지가 될 것입니다. 앞으로 공개될 구체적인 사양과 한국 출시 정보는 cevinsight에서 가장 빠르게 전해드리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