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계 최대 전기차 제조사 BYD(비야디)가 이제 수익성과 브랜드 가치를 위해 럭셔리 시장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그 핵심 전략 모델이 바로 덴자(Denza) Z9 GT입니다.
덴자는 원래 BYD와 메르세데스-벤츠의 합작으로 시작된 브랜드입니다. 이제 BYD가 완전히 인수한 후, Z9 GT를 통해 포르쉐 파나메라나 타이칸 슈팅 브레이크와 같은 유럽의 럭셔리 고성능 모델에 정면으로 도전장을 내밀었습니다. 중국의 기술력과 유럽 디자인 철학이 만난 Z9 GT의 실체를 심층 분석합니다.
1. 탄생 배경: 벤츠 유산과 BYD의 기술적 야심
덴자 Z9 GT는 단순한 전기차가 아니라, BYD 그룹의 럭셔리 기술을 집약한 기술적 가교입니다.
- 디자인 철학: 전 아우디 디자인 총괄이자 현 BYD 디자인 디렉터인 볼프강 예거(Wolfgang Egger)가 디자인을 주도했습니다. '움직이는 우아함(Elegance in Motion)'을 테마로, 유럽의 기능주의적 디자인과 동양적인 조형미를 융합했습니다.
- 아이코닉 디자인: 전면의 '솔라 디아뎀(Solar Diadem)'이라 불리는 주간주행등은 미래지향적인 인상을 주며, 범퍼에 라이다(LiDAR) 센서를 자연스럽게 통합하여 디자인을 해치지 않고 ADAS 기능을 확보했습니다.
2. 기술적 정점: e3 플랫폼과 트라이 모터 시스템
Z9 GT는 BYD의 하이퍼카 브랜드 '양왕(Yangwang)'에 들어가는 기술을 이식받았습니다. 바로 BYD의 최신 기술 플랫폼인 e3 (Yi Sanfang)가 최초로 적용된 양산차입니다.
- 트라이 모터 레이아웃: Z9 GT는 전륜 1개, 후륜 2개로 구성된 총 3개의 모터를 사용합니다. 이를 통해 1,000마력대를 넘어서는 압도적인 시스템 총출력(시스템 출력 700kW 이상 예상)을 구현합니다.
- 토크 벡터링 제어: 후륜의 두 모터가 각각의 바퀴에 독립적인 토크를 실시간으로 제어하여, 육중한 덩치에도 불구하고 날렵한 코너링 성능을 확보합니다.
- 슈팅 브레이크의 미학: Z9 GT는 루프 라인이 후면까지 유려하게 떨어지는 슈팅 브레이크 형태를 취합니다. 이는 높은 주행 성능과 함께 왜건 특유의 넓은 적재 공간을 확보하여 실용성과 럭셔리함을 동시에 잡으려는 전략입니다. 특히 전폭이 2미터에 육박하여 도로 위에서의 존재감이 상당합니다.
3. 시장 경쟁력 평가: 포르쉐 vs. BYD
덴자 Z9 GT는 단순히 '싸고 좋은 차'가 아닙니다. '기술 우위 기반의 럭셔리 EV'라는 새로운 포지셔닝을 구축하고 있습니다.
- 디자인 승부: 경쟁 모델인 포르쉐 타이칸 스포츠 투리스모의 아이코닉한 디자인에 맞서, 독창적인 '솔라 디아뎀'과 웅장한 차체 사이즈(경쟁 모델 압도)로 존재감을 드러냅니다.
- 성능 승부: 경쟁 모델들이 듀얼 모터를 주력으로 하는 반면, Z9 GT는 트라이 모터를 통해 압도적인 제어 능력과 출력을 제공합니다.
- 브랜드 승부: BYD의 기술력과 메르세데스-벤츠와의 합작 유산을 모두 강조하며, 단순한 중국차가 아닌 '신뢰할 수 있는 글로벌 럭셔리 브랜드'로 자리매김하려는 야심을 보입니다.
Z9 GT의 성공 여부는 BYD가 기존의 대중차 이미지를 벗고, 벤츠와 포르쉐가 오랫동안 쌓아온 '헤리티지' 영역에 기술력만으로 침투할 수 있을지를 보여주는 중요한 시금석이 될 것입니다.